사라지는 풍경, 흐르는 체계_Photographing the System in Disappearance
주유소는 오랫동안 한 시대의 에너지와 권력, 자본의 중심을 상징해온 공간이었다. 20세기 산업 문명의 핵심은 ‘속도’였고, 주유소는 그 속도를 유지하기 위한 인프라이자 풍경이었다.
고속도로 위, 도시 외곽, 교차로 끝에서 불이 꺼지지 않던 주유소의 간판은 곧 부와 확장의 상징이었으며, 근대적 진보를 무비판적으로 추종해온 자본주의 시스템의 시각적 단면이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 그 체계는 조용히 종말을 맞이하고 있다. 화석연료에서 전기로의 전환, 도심과 교외의 경계 재편, 에너지 소비 방식의 재구조화 속에서 ‘망하지 않을 것 같았던’ 주유소들이 하나씩 문을 닫고 있다. 나는 이 풍경을 기록하고자 한다. 다만, 낭만이나 감상에 기대지 않고, 거리를 둔 시선으로 그것의 구조적 퇴장을 바라보고자 한다. 이번 작업은 New Topographics의 계보를 잇는 방식으로, 담담하고 객관적인 시선, 정적인 구도와 낮은 채도의 색감을 통해 이루어진다. 베허 부부의 유형학적 접근에서 출발해, 도시의 변두리를 바라본 루이스 발츠와 로버트 애덤스의 사진들이 그 틀을 제공했다. 하지만 이 작업은 단순한 풍경의 수집이나 도시의 기록이 아니다. 나는 사라지는 주유소를 통해, 우리가 속해 있는 자본주의 구조의 무의식적 질서를 들여다보려 한다. 철학자 장 보드리야르가 말한 것처럼,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 사회는 사물의 기능보다 그 기호적 의미에 의해 움직인다. 주유소는 더 이상 단순한 연료 공급소가 아니다.
그것은 달러의 은유였고, 근대 남성성의 발현이었으며, 정지된 속도와 소비의 욕망이 교차하는 장치였다. 이제 그 상징은 기능을 잃고, 의미는 퇴색하고 있다. 주유소의 쇠락은 곧 자본과 산업이 구축한 체계 자체의 균열을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나는 이 사진을 통해 풍경이 어떻게 시대를 품고, 버림받으며, 기억되는지를 사유하고자 한다. 그래서 이 작업은 다만 ‘사라지는 것’에 대한 기록이 아니라, 어떤 체계가 어떻게 작동했고, 어떤 실패를 반복하고 있는지를 응시하는 행위다. 그리고 그것은 환경에 대한 비판, 소비 시스템의 모순, 그리고 우리 삶의 구조 자체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진다. 형식적으로는 선명한 컬러 사진으로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며, 과잉되지 않은 색, 건조한 빛, 반복적이고 비정형적인 구조물들을 통해 사물의 감정이 아닌 구조의 감각을 드러내는 방식을 택할 것이다. 나는 이 작업을 통해 화려하게 불타오르던 한 시대의 마지막 흔적을, 차분하지만 날카로운 시선으로 수집하고 재구성하려 한다.
고속도로 위, 도시 외곽, 교차로 끝에서 불이 꺼지지 않던 주유소의 간판은 곧 부와 확장의 상징이었으며, 근대적 진보를 무비판적으로 추종해온 자본주의 시스템의 시각적 단면이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 그 체계는 조용히 종말을 맞이하고 있다. 화석연료에서 전기로의 전환, 도심과 교외의 경계 재편, 에너지 소비 방식의 재구조화 속에서 ‘망하지 않을 것 같았던’ 주유소들이 하나씩 문을 닫고 있다. 나는 이 풍경을 기록하고자 한다. 다만, 낭만이나 감상에 기대지 않고, 거리를 둔 시선으로 그것의 구조적 퇴장을 바라보고자 한다. 이번 작업은 New Topographics의 계보를 잇는 방식으로, 담담하고 객관적인 시선, 정적인 구도와 낮은 채도의 색감을 통해 이루어진다. 베허 부부의 유형학적 접근에서 출발해, 도시의 변두리를 바라본 루이스 발츠와 로버트 애덤스의 사진들이 그 틀을 제공했다. 하지만 이 작업은 단순한 풍경의 수집이나 도시의 기록이 아니다. 나는 사라지는 주유소를 통해, 우리가 속해 있는 자본주의 구조의 무의식적 질서를 들여다보려 한다. 철학자 장 보드리야르가 말한 것처럼,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 사회는 사물의 기능보다 그 기호적 의미에 의해 움직인다. 주유소는 더 이상 단순한 연료 공급소가 아니다.
그것은 달러의 은유였고, 근대 남성성의 발현이었으며, 정지된 속도와 소비의 욕망이 교차하는 장치였다. 이제 그 상징은 기능을 잃고, 의미는 퇴색하고 있다. 주유소의 쇠락은 곧 자본과 산업이 구축한 체계 자체의 균열을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나는 이 사진을 통해 풍경이 어떻게 시대를 품고, 버림받으며, 기억되는지를 사유하고자 한다. 그래서 이 작업은 다만 ‘사라지는 것’에 대한 기록이 아니라, 어떤 체계가 어떻게 작동했고, 어떤 실패를 반복하고 있는지를 응시하는 행위다. 그리고 그것은 환경에 대한 비판, 소비 시스템의 모순, 그리고 우리 삶의 구조 자체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진다. 형식적으로는 선명한 컬러 사진으로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며, 과잉되지 않은 색, 건조한 빛, 반복적이고 비정형적인 구조물들을 통해 사물의 감정이 아닌 구조의 감각을 드러내는 방식을 택할 것이다. 나는 이 작업을 통해 화려하게 불타오르던 한 시대의 마지막 흔적을, 차분하지만 날카로운 시선으로 수집하고 재구성하려 한다.

















